2/08/2011

山寺.. 그리고 나무.. , 榮國寺 충북 영동 Korea 2006


어찌나 그렇게 수백년.. 그리고 천년을 넘게 건강하게 살아오는지
그 수 많은 잎사귀 하나 하나.. 깨끗하게 반짝이지 않는 것이 없다. 


한국엔 수많은 사찰이 있지만..
내 경험으로는 모든 절이 다 맑고 청정한 기운으로 가득한 것은 전혀 아닌 것 같았는데..


구석 구석 소박함과 정갈함이 조용히 스며있는 이곳에서는
어디에서든 그저 가만히 앉아 명상에 잠기만 하면..
나 역시 금새 맑아져 이곳 사찰의 일부분이 되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우러짐.. 자연의 지극한 造和인 調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자손 대대로 그 아름다운 가치를 이어오게 한 우리의 선조들.

하지만.. 정작 인간인 본인들 스스로 간에는
조화의 정 반대인 질시와 반목 그리고 다툼의 사슬을 전혀 끊치 못하곤 했는데..
배움이 높을수록, 권력이 크기가 클수록, 종교에 대한 신념이 강할수록 그 다툼의 度는 극악으로 치달았다.

에너지가 넘치는 민족, 정말 氣가 센 민족.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어우러져 살아야 함에 대한 가치가 더욱 부각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천은 일지언정.. ㅋ

빈말일지라도 서로에게 좋은 말만 하며 살아도 짧은 인생이라는 걸 너무 잘 알만한 선비급 인간들이
어찌들 그 좋은 머리와 학식들을 가지고선 서로를 못 밟아 난리들을 치는지..
예나 지금이나, 여기나 저기나, 나라 안에서나 밖에서나 도처에서 벌어지는 싸우는 꼴들을 바라보자니..
지겹고 역겨울 뿐이다.

하지만.. 애들은 싸우며 큰다.. 라는 저자거리 명언에 귀기울여 본다면..
작금의 싸우는 꼴들을 보면서, 한국이 민주국가 체제로서의 연쪼가 일천하여, 아직도 어리디 어리니..
그저 계속 싸워가면서 클 도리밖에 없을 것 같다는.. 
무지 긍정적이고도 발전적인, 그리고 민족적 쇼비니즘으로 가득 찬 생각도 해본다.. ㅋ

이곳 토론토의 한인사회에서도 별 괴상한 일들이 다 벌어지면서
한인들의 상공행위를 대표한다는 곳에서, 또 무슨 종교 타이틀을 건 이상한 합숙 공동체라는 곳에서
자기네들 끼리 서로가 서로를 고소하느라 생 난리를 치고 앉아 있다.
오로지 자기 측 주장만이 옳다는 되먹지 않은 성명서들이 신문을 도배질 하기도 한다. 
이곳 변호사들은 아마도 많은 부분.. 그 괴상한 한인들이 먹여살리는 게 분명하다.
너무 창피하고 불쾌하기 짝이없다.
자라는 우리 아이들 보기에도.. 캐나다에 같이 살아가는 타 민족들 보기에도.. 너무 한심하고 챙피스럽다..


쌈닭 유전자를 물려받은 이놈의 인간들은 어찌 장소를 불문하고 싸워댄다.
사이버상에서건, 자신의 개인적 일기에 다름아닌 블로그에서건,
한국에 살고 있던, 한국을 한참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건.. 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허구헌날 서로 싸운다..

사실 싸움이라는 action 자체가 그들에겐 엄청난 에너지 原이요, 용솟음 치는 아드레날린이요..
어느 다른 樂 으로는 도저히 대체될 수 없는 카타르시스 일 지 모른다..

... 

다들 흙으로 돌아가고, 어디는 하늘로 올라가고 또 어느 팀들은 억겁의 윤회로 떨어지고..
그 빚들을 다 어떻게 갚으려는지..


뭐, 전혀 내 알바 아니다.. 나름 살아가는 그들대로의 방식이려니..


천년이 넘은 저 은행나무 의 삶의 찬가는 해가 갈수록 오히려 더 드높아 진다니..
이곳을 찾는 사람들 각자의 사랑과 佛心을 누리며 살아서 일게다.


그에 반해, 방금 태어난 아기같은 푸르디 푸른 작은 잎새들..
그 새로운 수많은 생명들은 신록의 이름으로 한해, 한해..
천년을 이어 새롭게 태어나고 있었다.


수 많은 잎사귀와 열매들을 필요한 동물, 주로 인간,들이 가져가게 하거나
자신에게 자양분을 제공하는 터전인 땅으로 되돌려 보내는 나무라는 존재는
적극적 순환과 조화의 중심에 서 있다.

거대한 그늘과 엄청난 양의 산소를 내 뿜어 작은 규모의 생태계일 망정
자신과 이웃한 생물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이웃으로의 존재감 역시
거대한 몸집에 못지 않다..


지구 상 생물 중 가장 장수하고 있는 생물 중 하나인 나무는..
아마도 이렇게 주변 생태계에 베푸는 德이 너무나 커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장 오래동안 지구 상에서 살아남을 지 모른다.

인간의 입장에서.. 조금씩이나마 '덜 그릇되게' 살아가면서 쌓아야 될 덕은
소위 가방끈이 길어야 되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핑핑 잘 돌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현란한 말 솜씨와 글 솜씨로 제 멋데로 원하는 만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어야 하는 건
더구나 아닌것 같은데..

나무가 살아가는 이치를 보자면.. 참 단순하고 쉬운 것 같은데.. 
인간에게 있어 그 실행은 참 어려운 것 같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 나같은 보통 인간에겐 꿈도 못꿀 이야기다..



오래동안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저 부부의 情 도
아름답고 정갈한 나무 아래서 한결 더 깊어져 갈것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