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2011

콘돌이 지키는 지구의 뜨거운 숨결.., Volcanos Nicaragua Dec 2005

1. Volcan Momotombo 모모톰보



어딜가도 운이 따라주는 편이지만
이 날의 은은한 보랏빛 석양 아래 거대하고도 완벽한 형태의 모모톰보 화산의 실루엣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곱배기로 운이 좋았던 날이라 할 수 있겠다. ㅎ

아르헨티나 출신이자 싱글 핸디의 주재원 오과장이 자신의 SUV를 직접 몰아
날 이곳 해발 1,000 미터가 넘는 고원에 데려 왔었었다.


열대의 나라에서 좀처럼 대할 수 없는 서늘하고 상쾌한 바람과 함께
열대 밀림을 앞으로 하고 거대한 마나구아 호수로 흘러내리는 모모톰보 화산의
자세는 정말 말 그대로 이국적이었다.


오늘은 이토록 고요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화산이지만
언제 바위를 토해내고 용암을 분출하고 연기로 온 세상을 검게 덮을 지 모른다.


화산 활동이나 지진, 쯔나미 그리고 태풍과 토네이도와 같은 초 거대 에너지가 동반되는
자연의 활동은 인간이 다치지 않는 상태에서 멀치감치서 바라볼 경우 그 보다 장관일 수 없다.

하지만..
어제 발생한 일본에서의 전대미문의 비극은 인간이 도시를 이루어 편리함과 고 생산성을
추구하며 살아가면서 동반될 수 밖에 없는, 통제할 수 없는 극단적 리스크가
실제로 발생되고야 만 대표적 사례였고, 이 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사상자들의 집계 뿐인 것이다.

도시화에 따르는 수요와 공급의 초밀집화은 정말 큰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거대 도시가 요구하는 폭발적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유일한 솔루션은
인근에 핵 발전소를 계속해서 건설해 가는 것 밖엔 없으며
그에 대한 리스크 관리 비용은 천문학적임을 넘어, 이번 일본의 경우와 같은
극단적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속수무책 일 수 밖에 없는 형태로  나타난다.

단위 면적당 사람들의 머릿수가,
빌딩이 더 높아지고 지하 공간의 활용이 더욱 늘어날 수록 기하 급수 적으로 늘어나
결국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들의 pandemic 역병에 대한 치명적 취약성을
늘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전력선과 개스 라인, 유무선 통신라인과 중계 설비등의 사회 인프라 설비의 밀집화 역시
관리 임계치를 벗어나는 재난이 발생할 경우
모두가 한꺼번에 작동이 멈취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재채기나 딸국질등의 불규칙한 현상이 몸의 기능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지극히 자연스런 자율적 생리 현상이듯, 지진이나 해일, 화산 활동등 역시
혹성으로서의 지구가 제 스스로  지질학적 밸런스를 맞취나가는 적극적 활동일 뿐이다.

나로선 하루 아침에 모든 걸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의 명복을 빌 뿐인데..

같은 인간으로서 황당함을 금치 못하는 경우는,
이러한 비극적 상황을 놓고 자신들의 세 확장의 호기로 삼아
자신들이 믿는 신을 믿지 않아 그런 벌을 받았다는 둥,
추악한 발언을 쏟아 놓는 인간들을 보기 때문이다.

정말 사라져야할 인간들은 따로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본적 인류애 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인간들이 어떻게..

한국의 일부 기독교 세력들은 교회의 크기와 헌금 액수 그리고 신도의 머릿수라는
규모라는 우상을 쫒으며 종교 권력의 바벨탑을 쌓아간다.

온갖 조잡한 방법으로 타종교를 없신여기고 조롱하면서, 아전인수격 역사해석과 협박,
경거망동과 망언을 스스럼 없이 해대며 안하무인의 천박하고 어의없는 스캔들의 재생산에
오늘도 성공하고 있다.

자신들이 믿는 멀쩡한 신을 욕보이며..

어떻게 수만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은 비통한 상황을 놓고
우상숭배 운운하며 천벌을 받았다는 식의 극악한 말을 지껄일 수 있는지..

목사가 돈과 권세를 얻으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지는 게 분명하다.
자신이 등에 없고 있는 존재가 하나님이 아닌 거대한 우상임을
본인과 그 추종자들 만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 Volcan Masaya 마사야



니트 의류를 생산하는 대 단위 공장들을 대상으로 제반 생산 프로세스를 들여다 보고
글로벌 바이어들의 표준 요구 및 품질 요구 사항들에 부합하게 전 공정을 맞춰나가는
니카라구아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즈음의 근 한달 동안
난 아름답고 신비한 지구의 뜨거운 숨결을 매일 아침 함께할 수 있었던 행운을 누린적이 있다.

이른 아침 수도 마나구아(Managua)의 호텔에서 남동쪽 도시 마사야(Masaya) 공장까지의 출근길 내내
오른쪽으로는 저 거대한 마사야 화산의 분화구가 예쁜 구름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었고
왼쪽으로는 니카라구아에서 두번째로 거대한 마나구아 호수가 국도를 따라 계속 함께 했었다.


11월 말 에서 12월 까지 제법 차가운 겨울의 아침 공기는
화산가스와 더불어 뿜어나오는 수증기를 응결시켜
뭉게구름 처럼 피어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내는데 마침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마치 화산이 지구의 구름을 모두 만들어 내는 듯한 멋진 광경을 연출했었다.

도데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벅찬 정경의 출근길에 대한 기억을 가진 이들이 얼마나 될까.. ㅎ


이곳 마사야 화산지대는 여러개의 분화구와 칼데라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2000년 전에 형성되었으며 니카라구아에서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자
최대 규모의 공원이기도 하다.


1000년 전 또 다른 대규모 용암 분출이 발생한 후로, 1999년 2001년 2003년 계속해서
분출이 이루어져 오고 있는데 이는 환태평양 지진대 중에서도 북미와 남미대륙을 잇는
바로 연결선상에 위치해 있어서 깊지 않은 지하에 용암이 흐르고 있는
불안한 지질구조상에서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출근 시간인 아침 7시 반경, 국도의 갓길에 차를 세워 놓고 바라 본 마사야 화산의 모습..
이 가난한 나라의 아침 광경은 이렇듯 아름답고 신비롭게 시작하고 있었다.

분화구의 함몰된 정 중앙의 모습.. 2005년 11월 29일의 상황.
저 구멍이 바로 지구의 중심에서 수십억년 동안 끓고 있는 용암탕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겠다.

입장료는 무료.. just fyi.. ㅎ


9월 14일 에는 연기의 양이 훨씬 적었다.

용암(lava)이 흘러 내리며 굳어버린 검은 사암 층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분지에는
이름 모를 잡풀과 관목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군데 군데 유황가스를 분출하는 소규모 활동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거대한 분화구의 함몰 부분을 형성하는 깍아지른 절벽위엔 마치 불지옥의 수문장 처럼
대머리 독수리가 지키고 앉아 있었는데.. 바로 콘돌이었다..

 
이 녀석은 분화구 주변으로 가끔 찾아오는 인간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분화구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훈증을 즐기기도 하면서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분화구 주변에는 독한 연기로 인해 거의 생물이 서식하지 않고 있어 먹이감이 있을리 만무함에도
녀석은 분화구 입구만 맴돌며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무슨 대단한 사연이 있는 게 분명했는데
콘돌 언어를 모르는 나로서는 계면쩍게 다가가.. 뭔 일인데?.. 하고 물어볼 수 도 없고..ㅋ



한참을 절벽에 앉아 있던 녀석이
하늘로 비상하여 독수리 특유의 우아한 선회 비행을 한다.


땅에 서있을 때는 대머리에 시커멓기만 한 못생긴 콘돌이지만
하늘을 나르는 모습은 조류 중에서 아마도 가장 위엄과 품위를 갖춘 모습이 아닌 가 한다..



분화구 주변의 가장 높의 정상엔 소박한 나무 십자가가 하늘을 향해 겸손하게 서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거대도시 서울에서 보아오던 무지막지하고 오만하게 솟아오른 
어지러운 네오사인 십자가들과는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었다.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함과 깨끗함으로 다가왔던 그 소박한 성스러움은
실로 오랫만에 그려 볼 수 있었던 종교인 혹은 성직자들이 지녀야 할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부드럽게 보이는 십자가 정상으로 향하는 나무 계단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는데

.. 마치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 같았다.. stairway to heaven..

그리고 고개를 들어 바라 본 하늘엔
마치 천국과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화산활동의 엄청난 힘과 활발함을 보여주듯 분화구 주변은 온통 진 노랑의 유황 가루들과 
깍아지른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년전 다시 용암이 분출했던 당시에도
집채만한 바위가 수킬로나 날아 올라 떨어졌다 한다.




3 Volcan Mombacho 몸바쵸


니카라구아의 초 거대 호수인 Granada그라나다를 앞으로 하고
거대한 화산 몸바쵸는 그렇게 우뚝 솓아 있었다.

모모톰보 화산이 빼어난 대칭형으로 다분히 여성적 아름다움을 가졌다면
이곳 그라나다의 몸바쵸 화산은 선이 굵고 장중한 남성적 느낌으로 다가 왔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오전..
보트를 타고 잠시 돌아본 그라나다 호수의 정경을 평화 스러웠다.



집 한채가 들어설 수 있는 정도의 아주 작은 섬들이 수천개나 산재해 있는 그라나다 호수..
어부 인듯한 부부가 아침 일찍부터 노를 저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I see an old couple on a boat.
Man rows the boat while woman talks something over him..
Catching fishes for living everyday..
appreciating the beautiful lago of full of freshy fishes for their life..
revering the existence of the holy mountain of Volcano Mombacho,
they might practice the taoistic way of living..
though they don't need to confine their way of life to a certain philosophical paradigm.

I was jealous.. anyway..



몸바쵸 화산은 훗날 약간의 극기훈련을 겸해 니카라구아 법인의 직원들과 오르게 되어
낮설고  신나는 열대 정글 트래킹의 맛을 보게 된다.


몸바쵸 화산의 분화구에서 조금 하산한 지점..
또 다른 커다란 분화구 주변에서 바라본 그라나다 호수.


하늘을 덮으며 위로 위로 올라간 나무들에는
온갖 종류의 신기한 기생 식물들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


화산 활동으로 인한 지진등의 여파로 쩍~ 갈라진 거대한 클레바스..

알리바바와 사십인의 도적이 생각났다..  Open Sesame!


햇살이 잘 스며들 수 없는 크레바스의 벽에는 온통 고사리류 (fern)가 자생하고 있었는데
햇살이 쏟아지는 위쪽을 향해 잔뜩 고개를 들고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한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갈라진 틈이다..



다시 그라나다 호수로 내려와 보면.. ㅎ

비가 내리는 아침..
물고기 먹이가 풍부한지 물에 잠긴 나무들 위에는 가마우지들이 잔뜩 앉아 있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가 그치고 햇살과 함께 아름다운 적도의 뭉게 구름이 피어 올랐다.




니카라구아 호반 도시 그라나다의 화산 몸바쵸..
저 산을 등반하고 나서 프로젝트 이름을 몸바쵸로 하게 된다.

호텔로 돌아와 태블릿 PC 였던 내 노트북 화면으로 스케치한 그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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