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2011

아이스크림 같았던 그리스 식 농어 요리, Restaurant 'Ouzeri' Danforth St.





어느 나라에서건 샐러드와 적당한 드레싱을 맛보는 건 큰 즐거움이다.

어떤 요리를 주문하건 기본적으로 샐러드와 빵이 제공되는
그리스 음식이 마음에 드는 것도 이 때문인데..

Greek Salad를 처음 대했을때 만족스러웠던 것은
첫째로 양이 풍성하는 것이었고,
우리가 즐겨 먹는 토마토와 오이가 큼직 큼직하게 들어가 있다는 것,
그리고 아무래도 지중해식이다보니 검은 올리브가 인색하지 않게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몸에 아주 좋은 올리브 유가 Extra Virgin 급으로 잔뜩 들어가 있다는 사실.. ㅎ

그리고 이 샐러드에 익숙해지면서 좋아졌던 것은
염소 젖으로 양치기들이 만들어 먹었다는 Feta Cheese 다.

마치 코코넛 속처럼 새하얀 염소젖 페타 치즈는
단백하고도 짧짤하면서 씹히는 맛 또한 질기지 않은 것이
치즈를 즐기지 않는 나도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번의 메인 요리는 지중해식 해산물 요리인 Grilled Grouper (농어과)와
Tiger Prawn, Clam 그리고 통감자 찜과 그리스식 밥 이다.

소스에 들어간게 뭐가 그리 많은지 오만가지 맛이 다 났고 많이 짭짤했지만,
그 Grouper 란 놈이 어찌나 부드럽고 맛있던지..

입에서 그렇게 스르르 녹아 내리는 생선은 처음 먹어봤다.

Mahi Mahi 정도가 부드러웠던 것 같은데 이 Grouper에겐 상대가 되질 않았는데..
다른 곳에서도 같은 생선을 먹어봐야 되겠으나,
이 집이 특별히 요리를 잘 하는 탓이 큰 것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무슨 샐러드 이던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샐러드 먹을 때 책을 읽으라는 거다.

책을 읽으며 되새김질 하는 소처럼 계속 우물거리면
아.. 이런 맛도 있었나..
할 정도의 상쾌하고 신비한 맛을 보게 될테니.. ㅎ





5/30/2011

잊혀진 전쟁..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전투.. , 제 9 중대 the 9th Company




1979 년 크리스마스 이브 날 침공을 시작하여 1988년 5월 15일 최종 퇴각 까지
장장 9년간의 소련의 아프칸 전쟁은 그 비슷한 양상으로 인해 소련의 베트남 전쟁으로 불린다.

구 소련의 브레즈네프 서기장 당시,
소련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의 지원을 등에 업은 무자헤딘과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는 냉전 시대 중동에서의 복잡한 정세와 맞물려 있기도 했고 미국이 의도한 바이기도 했다.
이때 무자헤딘의 최고 지휘관 중 한 사람이 빈 라덴 이었다.

거의 9년에 걸쳐 벌어진 이 지루한 전쟁에서 소련은 만천명의 전사자가 발생했고
소련과 함께 전쟁을 벌인 아프간 정부군은 거의 2만여명의 전사자를 냈다.
전쟁의 와중에 죽은 아프간 백성들의 수는 육십만에서 이백만 명에 달한다.

영화 '제 9중대' 는 당시의 소련군 일개 중대가 거의 전멸 당했던
실제 전투 상황을 토대로 제작 되었는데 당시 전투의 전형적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전투에서의 전사자들은 소련 정부로 부터 영웅 훈장을 수여 받기도 했지만
전투 직후 소련의 전면적 퇴각으로 전쟁이 바로 끝나 버리는 바람에
오랜 동안 잊혀진 전투가 되 버렸는데
이제 표도르 본다르츄크 감독의 이 준수한 영화로 인해
갑자기 전세계의 많은 이들이 알게 된 전투가 되었다.


난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되기 전 부터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것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적으로 그려지는 전형적 소련군의 모습이 아닌
러시아의 의식 있는 젊은 감독에 의해 제대로 만들어진
진짜 소련군의 전투 실상을 그린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에 대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Full Metal Jacket' 과의
플롯적 유사성을 이야기 하는 이들도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매우 독특하고 혹독한 지질학적 배경과 함께
느릿하면서도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것 같은 무슬림의 전통 음악,
그리고 각종 소련제 무기 체제와 개인 전투 장비들,
그리고 당시 소련 젊은이들의 징집 과정과 전쟁에 임하는 자세 등등..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가질 수 밖에 없는 그 모든 비극적 요소들을 차치하고는,
이전의 헐리우드 전쟁 영화와는 판이하게 다른 새로움과 신선함이 가득 했다.



하지만 전장터에서 스러져 가는 젊은이들의 고뇌와 공포는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이념적, 정치적 배경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그저 최전방에 배치되어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 병사로서의 모습은
동과 서가 다를 수 없었고, 이데올로기나 체제에 따라 다를 수 없는 것이었다..


전쟁 영화 팬이라면 너무나 좋아할 거리들이 많은 영화다..








see you next time..

some towers in town.. , Downtown Toronto Feb 9 2011



사랑과 평화..어머니의 자장가




5/29/2011

토론토 주막집 풍경.. , 3 Brewers Yonge-Dundas St. Toronto



애일 (Ale) 맥주 양조시설을 제대로 갖춘 마이크로 브루어리 (micro-brewery).

3층 구조로 내부 인테리어의 입체성이 매우 돋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라거 맥주가 없어 자주 찾지는 않지만
공간 자체를 즐기는 입장에서 가끔 오곤 하는 곳이다.





5/27/2011

아름다웠고 가슴도 많이 아팠던 그 노래들.. 양희은



한대수.. 행복의 나라로

원래 한대수가 번안해 부른 노래 였지만 양희은이 부르기도 했던 이 노래는
학창 시절 괜한 낭만적 우울에 빠지곤 했던 우리에게 딱 맞아 떨어지던 코드의 노래였다.

당시 한국의 시대적 암울함과 미국의 히피 문화적 정서가 제대로 버무려진 것 이었는데..



wrb.. 작은 연못

행복의 나라를 불러도 암울함이나 침울함의 정도가 완화될 조짐이 안 보이면
더 깊은 감정의 나락으로 떨어져 보기도 했다.. 작은 연못과 함께.. ㅎ



그러면서 감정이 좀 순화된다 싶으면
어릴적 키우던 진도개 백구가 생각나면서 또 노래를 불렀다.


양희은.. 백구

백구는 내가 어릴 적 키우던 흰색 진돗개의 이름 이기도 했다.

항상 늠름하고 주인 밖에 모르던 멋진 강아지 였다.
키우던 엄마는 황구 였는데 그 녀석은 백구로 태어 났었다.

까맣고 윤이 흐르는 코, 쫑긋 선 귀, 그리고 날씬한 다리로 의젓하게 서서
뒤 따르던 날 기다리고 서 있곤 하던 내 강아지 백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려 보는 것은
애잔하면서도 가슴이 따뜻해 지는 일이었다.

우리의 먼 추억 속에선 어떤 모양새 였던
노래 속 백구와 같은 아름답고도 슬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강아지들이 있는 거다.


이 정도 양희은의 노래들을 시리즈로 부르면 그제사 좀 가슴이 시원해 지면서
뭔가 비장함 마음과 함께 꼭 불러야 성이 차는 노래가 있었다.

소주를 칵~ 입에 털어 넣으며.. ㅎ


양희은.. 아침이슬

LP 판에 인쇄된 양희은의 얼굴이 어찌 그리 대학생 스럽던지..

너무나 많이 불렀던 노래다.

대학 시절,
별이 떠 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교정 잔디 밭에 누워 주로 불렀고,
중국집에서 보통 열리는 동창회가 끝나갈 무렵 짬뽕 국물 안주를 앞에 놓고 불렀고,
전문 운동권이란 개념이 전혀 없었던 당시 전교생이 데모를 위한 스크럼을 짜 행진하며 부르기도 했고..

직장 시절엔 술집에서 느닷없이 분위기 깨는 노래로
홀로 비장감에 젖어 부르길 즐겨했고.. ㅎ

공적이든 사적이든 소통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적, 기술적 채널이 전무했던 그 당시.
선배들과의 대화도 정치적 이야기들은 귀속말로 했야 했다.
다방과 당구장, 음식점등을 물론이고 학교 내에 까지 형사들이 숱하게 깔려 있었기 때문에
시국에 관한 이야기들은 대 놓고 큰소리로 말도 제대로 못하던 정말 괴상한 시절이었다.
무시 무시한 계엄령 정국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불렀던 노래들은 노래 이상의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거다.

울분의 표현이였고, 카타르시스의 해소 였고, 소통의 도구이자, 동질감의 확인이었고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다지는 것이기도 했다.

양희은의 노래들이 가졌던 비극적 내용, 비장감 가득한 서사에 비해
멜로디와 음절 하나 하나에서 느끼는 순수함과 청량감 그리고 소박한 민초 정신등은
당시의 어떤 매체나 오락거리들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마술적이고도 치명적 매력을 가진 것이었다.

그녀의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술이 거하게 취했어도 금새 맑은 정신이 들게 했고
피를 흘려고 있었다면 피가 멈추고 금새 새살이 돋을 것 같은 느낌이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의 양희은 여사에게도 세월의 서리가 하얗게 내려 앉았을 텐데
그녀 역시 오래 전 학창 시절을 생각하며 이 노래를 부르나 보다.


청춘과 유혹의 뒷장을 멀리 멀리 넘겨 보내며..



bye now..

Festivity.., High Park Bloor St. Toronto May 9 2011



도처에서 솟아나오는 생명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겨울이 아무리 길었어도, 아무리 많은 눈이 온 대지를 덮었어도
때가 오면 어김없이 신록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새들이 돌아와
기쁨에 겨운 생명의 찬가가 넘친다..


겨울 내내 무채색의 쓸쓸함으로 괜히 더 옷깃을 여미게 했던 호숫가 反影에도
연록색 생명의 기운이 피어오르며 따스함으로 반짝이기 시작한다.








Valleri, Alfredo and Alex for Latinada Trio, 'Latinada' Bloor St. Toronto May 4 2011